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수집가(collector)’들이 있습니다. 포X몬 카드를 죽자 살자 모으던 저희 집 꼬마부터 시작해서, 이 세상에 나온 모든 우표, 영화포스터들을 빠짐없이 모으고 있는 사람, 신문기사를 수십 년 간 스크랩해 온 사람, 각종 희귀 음반을 사 모은 사람, 멀게는 이 세상의 모든 책을 수집하고자 했던 프톨레미우스 1세까지, 이 열정적인 인류들의 수집품목은 정말 다양합니다.
수집가들이 수집을 하는 이유도 역시 다양합니다. 그냥 좋아서 하나 둘씩 모으다 보니 어느새 엄청난 양이 되어 있었거나, 나중에 돈이 될 걸로 생각하고 열심히 모았던 경우도 있었고, 개중에는 문화유산보존이라는 거창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도했던 이유가 뭐였던 간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수집품들은 적어도 누군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가치가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가끔 작은 기적을 목격합니다. 역사의 빈 곳을 촌부의 수집품이 채워주었다는 이야기나, 본인도 갖고 있지 못한 유명 가수의 무명시절 앨범이 어느 수집가에 의해 다시 빛을 보게 된 사례들입니다. 전문가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실마리를 풋내기 아마추어가 수집해 놓은 정보에서 찾아내는 것도 영화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죠.
하지만 과거의 수집물들은 대부분 세상과 단절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이 각자의 열의와 사명감으로 모은 수집물들은 서로 존재도 모른 채 숨어있었고, 위에서 말한 작은 기적들은 그야말로 ‘드문 기적’이었습니다. 그들의 수집물은 ‘그들만의 보물’이었던 셈이죠. 오히려 남들이 자신이 모은 수집물의 존재를 모르는 것을 더 큰 기쁨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것이 과거의 ‘수집가’들의 한계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드문 기적’을 일상적인 기쁨으로 만들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디지털화된 수집물들이 조그마한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어 예전 같으면 수십 채의 창고에 보관하던 자료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거나, 막대한 양의 수집물들을 필요에 따라 빠르게 인덱싱하고 언제든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찾아 낼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획기적인 것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연결기(connector), 즉 인터넷을 갖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수집가와 수집가의 연결, 수집물과 세상의 연결, 수집물과 수집물의 연결은 지금까지 이루지 못한 잠재적인 가능성을 현실화 시킵니다.
수집가들은 서로 중복된 수집에 정열을 낭비할 필요가 없게 되었죠. 오히려 다른 이의 수집과 함께 하거나 이를 보완함으로서 좀 더 효율적이고 차원 높은 수집이 가능해졌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더 할 나위 없이 소중한 수집물을 예전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수집물로부터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가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집물의 객관적인 가치가 증대된 것이죠. 더 나아가 수집물과 수집물의 결합은 예상치 못한 보물을 탄생시킵니다. 수집물의 잠재적인 가능성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왜 모으느냐’에 대한 대답은 명쾌합니다. 열린 가능성 때문이죠. 이것이 collector와 connector가 함께하는 열린 아카이브의 존재 이유입니다.
윤종수 Creative Commons Korea
2007 정보트러스트 어워드 "우리가 보존해야 할 디지털 오픈 아카이브"



















안녕하세요. 지인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요즘 답답하게 생각하는것들에 대한 일종의 대안 제시 같은게 되어 있는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이 글을 제 사이트에 올릴려고 하는데요. 혹시 문제 있으시면, 덧글 남겨 주세요~
여기에 있는 글은 오른쪽에 표시한 CCL과 정보공유 라이센스에 따라 사용하실 수 있어요. 퍼가시고, 출처를 남겨주세요~ 글을 올리시고 트랙백 걸어주시면 더 고맙구요^^
앗, 그렇군요.. 그런데 저기 정보공유 라이센스 라는거.. 누구나 달 수 있는건가요..? 제가 배포하고 있는 이미지들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 해 주고 싶거든요...
http://www.freeuse.or.kr/htm나 http://creativecommons.or.kr 페이지를 참조하셔서, 정보트러스트 홈페이지(블로그로 만들어진 것이랍니다) 오른편에 있는 배너처럼 다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