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부터 한 달 반에 걸쳐 진행된 <2007 정보트러스트 어워드>가 막을 내렸다. 사라져가는 디지털 정보 유산을 보호하고 보존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정보트러스트 운동’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지난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치러지면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웹사이트 전체를 대상으로 삼았던 지난 첫 번째 행사와 달리 이번에는 보존 가치가 높은 아카이브를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이다. 아카이브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았던 국내 네티즌들에게 그 의미와 가치를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이번 행사의 큰 성과라 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 2005년에 비해 네티즌들의 관심과 참여가 월등히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2007 정보트러스트 어워드>가 진행된 블로그를 통해 총 137개(중복 추천을 제외하면 132개)의 추천과 약 6,000건의 네티즌 투표가 이뤄졌다. 2005년 당시 상당수 네티즌들이 ‘정보트러스트’라는 개념조차 생소해 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이제 ‘정보트러스트 운동’이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했음을 확인할 수 있어 반가웠다.

물론 추천된 후보들 중 일부는 아카이브라고 보기 어려운 단순한 웹사이트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아직까지 아카이브에 대한 네티즌들의 명확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현실이 추천 과정을 통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좋은 웹사이트’로 꼽히기에 충분한 것들이다. 하지만 아카이브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애초의 취지를 살려 1차 심사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배제시켰다.

또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좋은 자료들을 풍부하게 구축해 놓은 아카이브였음에도 불구하고 모아놓은 자료들이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크다고 판단되어 1차 심사에서 눈물을 머금고 탈락시켜야 했던 것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사실 아카이브라는 것이 반드시 운영자가 직접 생산한 자료들로만 구성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아카이브란 해당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곳에 분산되어 있는 좋은 자료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타인이 생산한 자료를 가급적 많이 모아놓을수록 더 유용한 아카이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저작권법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런 아카이브가 공개된다면 자칫 운영자에게 본의 아니게 치명적인 누를 끼치게 될 수도 있어 어쩔 수 없이 최종 후보에서 제외시켜야 했다. 아카이브의 활성화와 현행 저작권 체계가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음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그밖에 자료가 허술하거나 사전에 제시된 심사 기준에 비추어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제외하고 최종 30개의 후보들이 2차 심사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2차 심사에 올라온 최종 후보들은 어느 하나 본상을 받기에 손색이 없는 아카이브들이었다. 당연히 심사의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선정 기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일단 실질적인 자료를 담고 있지 않고 하이퍼링크 목록만 제공하는 곳은 아카이브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보관성’이란 속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본상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또한 ‘사라져가는 디지털 정보유산의 보호’라는 정보트러스트의 본래 취지를 반영하여 운영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우선적으로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전에 공지된 분류 기준(생활문화/문화예술/사회시사/기술산업/학문과학)에 따라 아카이브를 안배하여 분야별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곳을 선정키로 하였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선정된 최종 10개의 아카이브에 <2007 정보트러스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물론 욕심 같아서는 탈락된 나머지 20개의 아카이브들에게도 기꺼이 수상의 영광을 나눠드리고 싶은 것은 심사의원들 공통의 심정이었음을 다시 한번 밝히는 바이다. 특히 ‘5.18사진 아카이브’는 네티즌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 기염을 토했음에도 불구하고 애석하게 본상을 받지 못했다. 대신 ‘네티즌 인기상’ 수상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한편 ‘아카이브 아이디어상’ 부문에는 총 12건의 응모가 이루어져 애초의 기대보다는 호응이 낮았다. 뿐만 아니라 응모된 내용들 중에는 이미 아카이브가 존재하고 있거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것들이 많아서 아쉬움이 컸다. 다만 수상작으로 결정된 ‘영화 홈페이지 아카이브’는 심사의원들 모두가 의미있는 제안이라고 의견 일치를 볼 정도로 만족스러운 아이디어였다. 영화 홈페이지는 당대 최고의 웹디자인과 기술을 총 동원하여 제작되는 것인 만큼 작품성이나 보존가치가 높은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생명력이 극히 짧다. 따라서 별도의 아카이브를 구축하여 영구 보존할 충분한 가치와 필요성을 갖는 분야이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삼아 실제로 ‘영화 홈페이지 아카이브’가 구축되는 모습을 보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이제 겨우 두 차례 치러진 <정보트러스트 어워드> 행사이기에 아직은 좀더 보완하고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과 시행착오들, 그리고 작은 성과들이 하나 둘 쌓이다보면 다음 번에는 훨씬 더 큰 결실을 맺으리라 확신한다. 이번 행사에 보내준 네티즌들의 성원과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오랜 기간 묵묵히 좋은 자료들을 모아 이렇게 멋진 아카이브들을 네티즌들에게 선물해주신 운영자분들께 뜨거운 박수를 전한다.

정보트러스트어워드 조직위원장 민경배 (경희사이버대NGO학과 교수)

심사위원단 
 - 민경배 (조직위원장, 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 민윤정 (다음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본부장)
 - 윤종수 (서울북부지원판사, Creative Commons Korea)
 - 이소연 (덕성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 이정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정보커뮤니케이션팀장)
 - 전달주 (국립중앙도서관 오아시스프로젝트 담당)
 - 조양호 (다음세대재단 팀장)
 - 홍성욱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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